NOVEMBER13

짹짹이는 투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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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22-10-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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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짹짹이가 아프다.
이름은 후추. 종은 모란앵무.
예쁜 노란 깃털에 블루가 섞인 화이트 페이스 파이드 블루.
손바닥 보다 작은 암컷 새.
후추는 나와 함께 살기 시작한지 4년이 조금 넘었다.

암컷 새는 무정란을 낳는다.
처음엔 이 작은 새가 알을 낳는 다는게 참 신기 했다.
하지만 산란 스트레스를 포착하고 나서 더이상 알을 안 낳았으면 좋겠다 생각 했지만 매번 찾아오는 발정은 어쩔 수 없는 것.
산란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짹짹이가 자해를 하는데, 피부가 찢어지고 깃털이 많이 뽑혔다.
매번 산란 시기가 찾아오면 꽁지깃을 뽑고 피를 보곤 했는데 이번엔 심각했다.
지혈제를 발라도 다시 상처를 뜯뜯 하는 바람에 상처는 아물지도 못한 채 계속 새로운 상처를 만들고 피를 봤다.
하필 상처 부위가 항문 바로 위라 세균 감염 위험도 높고 하여 병원으로 가 응급처치를 받고 소독제와 연고, 약을 처방 받아 왔다.

우리집 새는 넥카라에 적응이 안되어 있어 함부로 넥카라를 했을 경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하기 때문에 상처에 부리를 대지 못하게 수시로 살펴 봐야 했다.
하지만 밤에 잠이 들면 다시금 또 상처가 벌어져 있어 다시 병원으로 가 응급처치 후 결국엔 넥카라를 조심스레 씌웠다.
밤새 상처가 신경 쓰이는지 부리를 대는 모양.
적응이 안된 짹짹이는 하루 종일 버둥 거리다 지쳐 잠들기를 반복, 밥 먹는게 불편한지 밥을 먹지 않아 걱정된 마음에 결국 하루 만에 넥카라를 벗겨줬고 그제서야 밥을 먹더라.
그 모습을 보고 울컥해서 많이 울었다. 아프다 말도 못하고 얼마나 답답할까.

짹짹이는 현재 몸무게가 2g 줄어든 상황.
작은 새라 고작 2g의 몸무게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영양섭취를 잘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원래부터 먹는건 부족함 없이 잘 먹였는데 아프니 입맛도 없는 모양.
그렇게 이틀 연속 병원을 다녀온 후 하루 두번씩 상처부위 소독, 연고 바르고 가루약을 먹이고. 항문 부위 상처가 크다보니 응가 할때도 자꾸 배에, 상처에, 꽁지에 묻어 늘 닦아주고 말려준다.
잘때는 답답하지만 넥카라를 씌우고서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엔 상처가 아픈지 소독 할 때마다, 먹기 싫은 약 억지로 먹일 때 마다 입질이 있었는데 이젠 내 손만 다가가면 입질을 한다.
마상.
약 먹을때만 되면 내 손을 거부해서 모이통으로 유인 후 모이통째로 빼서 짹짹이를 꺼냈는데 이젠 모이통으로 유인해도 안 온다.
똑똑한 것.
이전엔 손만 내밀어도 손가락 위로 올라와 껌딱지 처럼 붙어 다녔는데.
귀신같이 약먹자 라는 말만 나오면 새장안에 쏙 들어가 도망 다닌다.
약을 먹이기 위해선 새를 잡아야 하는데 잡을때 마다 파워풀한 부리로 콱 깨문다.
왼손 검지 중앙. 매번 같은 곳에만 물려 내 상처가 안 낫는 중.
이렇게 짹짹이의 상처가 아물어 갈 수록 내 손의 상처는 늘어만 가는게 유머.

다시 병원에 내원 했을때 아직도 여전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상처의 감염을 매우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깨끗하게 낫기 위해선 꽤 오랫동안 신경써야 한다고. 특히 세균 감염을 막는 약은 하루 두 번 꼭 먹어야 하기에 미리 잡아뒀던 여행 계획을 모조리 취소했다.
그렇게 짹짹이 곁에서 신경쓰며 케어 중.

짹짹이의 상처는 조금씩 딱지가 생기며 아물고 있는 중이고 장난 칠 기운이 생겨나기 시작 했는지 신나게 날아다니고 밥도 잘 먹는다.
아프면서 나에겐 잘 오지도 않더니 주말 아침엔 늦잠 자는 나에게 날아와 같이 꿀잠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아침 약을 먹여야 하기에 늦잠도 실컷 못즐겼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자 새장에 열판을 달고 최대한 찬바람이 들어오는걸 막기 위해 뽁뽁이로 겨울 나기를 준비했다. 평소 먹여볼까 말까 하던 간식도 종류별로 구매했고 영양제도 구매 완. 따끈한 열판이 좋은지 열판 앞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면 귀엽고도 안쓰럽다. 주중에 병원을 한번 더 가야 한다. 다음주에 또 가야 할지 모른다. 그 사이 조금이라도 나아서 활기찬 모습으로 날 수 있기를.
아프지 말고 오랫동안 언니랑 신나게 놀자!

댓글목록

가에님의 댓글

가에

후추 아푸지뭬ㅠㅠㅠㅠㅠ

capture님의 댓글의 댓글

capture

제가 대신 아프고 싶어요 ㅠㅠ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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