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13

디자이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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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21-02-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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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지인을 통해 인쇄물&사인 디자인 외주를 해주고 있다.
작업의 종류로는 명함, 전단지, 로고, 리플렛, 실사 배너, 현수막, 간판. 이정도.
나도 퇴근하고 좀 쉬고 싶은데, 하다가도 금방 끝날 것 같은 일이 들어오면 정성들여 작업을 한다.
그리고 1차 시안을 넘긴 후 1차, 2차 수정 까지는 괜찮다가 3차까지 수정 요청이 들어오면 거의 80% 이상이 핀트 나간 방향으로 수정을 요구한다.
아예 시안에서 훅 벗어난 디자인으로.
물론 사람마다 보는 눈도 다를 뿐더러 디자인 이라는게 주관적이다 보니 정답은 없겠지만
결국엔 오너가 디자이너가 되고 나는 그냥 포토샵 할 줄 아는 사람, 일러스트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현타 후폭풍이 나를 괴롭힌다.
지인은 나에게 그냥 내려놓으라 했다.
맞다.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요하므로 적당히 내려 놓는 법도 필요 하다.
하지만 적당히가 아닌 모든걸 다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생겼고 그로인해 자존감 마저 맛이 가고 있는 듯 해서 문제 라는 거.
한 달 전에는 로고 디자인이 들어와서 정말 영혼을 갈아 만들어 줬고 그 업체는 내가 만든 로고로 예쁘게 간판까지 내다 걸었다.
그 이후 이쪽 업체는 아예 디자인 작업이 필요시 나에게 개별 의뢰를 하겠다 했고 나는 흔쾌히 수락 했다.
이렇게 디자이너가 필요해서 의뢰한 업주와 디자이너로서의 최상의 작업물로 완성하여 서로 윈윈이 되면 좋겠지만 최근들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돈이 급한것도 아니고 그저 내 도움이 필요하다 하여 시작한 일인데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 받아가며 내 눈에 썩 만족 못할 디자인으로 건네 주자니 자존심도 스크래치여, 현타도 어마무시여.
점점 이런 생각이 많아지는걸 보아하니 이 일도 슬슬 관둘 때가 된 것 같다.
언제까지 이 자존심이 유지될 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자존심 내세우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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